핵심교양

[핵심교양] 경부선에서 만난 사람

작성자 교무처 작성일 2015.11.24. 13: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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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발전에 따라 많은 역이 커졌지만, 대구(大邱)역은 오히려 반대다. 발전된 도심 한가운데에 있어 크지 못한 역이 바로 대구역이기 때문. 대구시 정중앙에 있는 시내 동성로와 중구 일대 접근성이 지나치게 좋은 대구역은, 그래서 동대구(東大邱)역에 본역의 역할을 내주고 말았다. 동대구역에 짓고 있는 동대구복합센터가 완성되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KTX 기차역, 고속버스터미널, 시외버스터미널 여기에 대구 지하철까지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교통중심지로 새로 태어난다. 노랫말 중 '서울-대전-대구-부산 찍고'는 이제 대구 대신 동대구를 넣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의 청춘을 노래합니다, 밴드 유니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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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 불리는 대구의 여름은 말 그대로 무덥다. 찌는 듯한 더위에 지쳐나가 떨어질 때쯤 돼야 얄밉게도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스멀스멀 들려오는 것도 바로 그때다. 더위가 누그러지자마자 '우리의 음악'을 전하려는 대구의 밴드는 동성로에 터를 잡고 매일같이 공연하고 있었다. 현재 대구에는 100여 팀이 넘는 뮤지션이 버스킹을 하고 있는데, 대구 제일의 번화가로인 동성로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유니커즈를 만난 곳 역시 동성로 버스킹 인기장소 중 하나인 롯데시네마 아카데미점 앞이었다.

이현수 27세, 강선우 23세

#동성로의 슈퍼스타들 
어제 사실 아카데미 앞에서 하는 걸 몰래 봤어요.
둘 다 - 아, 정말요?

동성로 곳곳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더라구요.
현수 - 네네. 저희도 원래는 대구백화점 앞 아니면 자라 매장 앞에서 하려고 했는데 이미 그 자리를 누가 차지했더라구요. (웃음) 먼저 와서 노래 부르면 자기 자리가 돼요. 어제도 저희가 세 군 데 돌아봤는데도 자리가 없었어요.

근래 버스킹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건가요?
선우 - 네. 요즘 엄청 많아졌어요. 버스킹 하는 게 '빡센' 취미가 되어버렸어요. (웃음) 그래서 이름 알리는 것도 지금은 쉽지 않아요, 옛날보다. 저희가 2012년 9월부터 시작했는데 그때만 해도 대구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가 많이 없었어요. 그래서 유일무이한 팀들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다녀봐서 알겠지만 동성로 곳곳이 버스킹 무대예요.

갑자기 대구에서 버스킹이 떠오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해요?
선우 - 대구 사람이 끼는 많은데 그동안 표출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라이브 클럽이 많은 것도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지방 로컬 밴드들은 음악 하기가 힘드니까요. 다들 재능은 있어서 뭔가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 몰랐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런데 버스킹이 많이 알려졌잖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자기 무대를 꿈꾸며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동성로에 많은 버스킹 밴드가 있는 것처럼 대구에도 밴드나 인디 음악 씬이 있지 않나요?
현수 - 레이블이 지금 생겨나고 있는 것 같아요. 아까 말했던 것처럼 끼가 있고 기획할 수 있는 사람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요. 하나하나 홍대를 따라가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아직 음악을 들려줄 기회가 많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구요. 대구에서 활동하는 인디 1세대라 칭하는 선배 밴드들이 있는데 너무 잘하는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모르실 거예요. 그런 부분이 무척 아쉽더라구요. 홍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인 밴드보다도 알려져 있지 않으니까.

유니커즈의 버스킹을 고정적으로 찾아주는 팬이 있나요?
선우 - 놀랍게도! 있어요. 옛날에는 공지 같은 거 안 하고 그냥 했는데 지금은 팬들이 뭐라고 하더라구요. 왜 공지를 안 하냐고. (웃음)

내 음악을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는 건 그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기쁨이겠어요.
선우 - 진짜 말도 안 되죠. 다른 어떤 밴드는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러느냐 할 수 있겠지만 저희는 정말 하루하루를 꿈같이 살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제 시작이니까 너무 재밌어요.
현수 – 관객과의 대화도 예전에는 재미있게만 하고 싶었다면 지금은 대화를 하고 싶어요. 소통되는 그런 느낌.

#독특한 사람들이 부르는 오늘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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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부터 하셨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현수 - 저희는 같은 과 선후배 사이에요. 제가 3학년 때 이 친구가 신입생으로 들어와서 음악적인 이야기를 나누는데 잘 통하더라구요. 그래서 친해졌고 그해 9월부터 버스킹을 시작하게 됐죠.

이름은 왜 유니커즈예요?
선우 - 저희가 평범하게 생기진 않았잖아요. 독특하면 독특하지. (웃음) 독특하다는 표현을 원래 좋아해서 유니크를 선택했고 우리의 유니크한 모습을 어떻게 풀어내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er'을 붙이면 사람이니까 유일한 사람들이라는 의미에서 지었어요.

첫 공연은 언제였어요?
선우 - 2012년 9월 22일. 날짜도 기억해요. (웃음) 영남대학교 교내 계단에서 했어요. 그때도 젬베랑 기타 치면서요. 한 10명 남짓의 관객이 저희를 봐줬거든요. 너무 신기한 거예요. 우리 공연을 보기 위해 이 사람들이 와있다는 게. 그게 무척 좋았어요.
그래서 계속하게 된 거예요.

어떻게 보면 10명은 많은 인원은 아니잖아요.
선우 - 그런데 저희에게는 무척 크게 와 닿았어요. 그때는 진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어요. 200명처럼 느껴졌어요.

인스타그램을 보니까 2년을 쉬었더라구요.
현수 - 이 친구가 군대에 갔어요. 저는 2년 동안 고무신을 신었죠. (웃음) 선우가 없는 동안 다른 팀에 들어가서 음악을 해보기도 했는데 역시 마음이 맞아야 되더라구요.
선우 - 올해 1월에 전역해서 며칠 전부터 마음 다잡고 음악을 다시 시작하고 있어요.

그 말은 음악을 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건가요?
선우 - 둘이 고민을 엄청 했어요. 학과 공부를 계속해야 할지 아니면 이왕 한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맞는 건지. 그러다가 고민할 게 뭐가 있나, 하고 싶은 걸 하자고 결론을 내린 거죠. 그리고 저희 실력보다 많이 좋아해 주니까 저희 매력이 있는 게 아닐까… 그러면 한번 밀고 나가보자고 해서 시작했어요. 로컬 밴드로서 할 수 있을 만큼 최대한 하고 준비되면 서울 가서 부딪혀 보려구요.

'교양수업'이라는 곡을 듣는데 유니커즈가 교양수업 때 만난 예쁜 여자를 마주친 설렘이 저한테도 느껴지는 거예요. (웃음) '청춘'을 들으면서 저 역시 내 뜨거웠던 감정은 어디 갔는지 생각해보게 되고. 더도 덜도 없이 진솔하게 풀어내고 있더라구요.
선우 - 4년째 곡을 쓰는데 한해 한해 느끼는 감정 그대로 썼어요. 어른들이 들었을 때는 '아,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라는 걸 느끼게 해드리고 싶고 저희 또래가 들었을 때는 '아, 나도 다시 한 번뜨겁게 살아보자'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고. 군대에 있을 때 곡을 많이 썼는데 제가 느끼는 청춘을 담아내서 소통하고 싶어요.
현수 - 군대에 있을 때 통화를 거의 매일 했어요. 교양수업 때 만났던 예쁜 여자 얘기 해주고 그럼 다같이 '와' 하고. (웃음) 이런 식으로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전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듣고 노래로 담아내더라구요.

어떤 음악을 하고 싶어요?
선우 - 제가 김광석 음악을 무척 좋아해요. 제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김광석 음악을 기타로 쳐보고 싶어서였거든요. 아버지가 김광석 음악을 좋아해서 듣기 시작했는데, 그는 정말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노래해요. 우리 편에 서서 노래를 하는 것 같아요. 저도 어떻게 보면 무척 일상적인 이야기지만 사랑하면서, 술 한잔 하면서 쓴 곡들, 정말 그때의 감정만으로 담아낼 수 있는 곡들을 차근차근 써 나아가고 싶어요.

지금의 나를 기록하는 일을 음악으로 하고 있네요. 1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 것 같아요?
선우 - 사실 고민이 컸어요. 그래도 한번 부딪혀보려구요. 대구에서 버스킹하면서 많은 분들 만나고 최선을 다한 다음 고민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현수 - (강선우를 바라보며) 1년 뒤에도 음악을 하고 있다면 평생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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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한여름, 유니커즈를 만났고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되었다. 그 사이 유니커즈는 동성로는 물론 수성못, 영남대, 두류공원 등에서 꼬박꼬박 버스킹 공연했고, 대구의 한 공연장에서 단독공연을 한다는 감격스런 소식까지 들을 수 있었다. 짧은 시간 동안 유니커즈는 자신들의 노래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었다.

자신들의 이야기인, 완벽하지 못한 오늘의 청춘을 들려주기 때문에 그들의 노래가 마음속에 진하게 스며드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청춘'이라는 곡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막걸리 한 잔에 하늘을 날았던 우리 … (중략) 뭘 그리 고민하니, 넌 아직 뜨겁잖니'라는 가사는 결국 유니커즈 스스로에게 던지는 다짐이 아니었을까? 그 다짐의 노래는 '막걸리 한 잔에 하늘을 날았던' 청춘의 마음을 오늘도 보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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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선에서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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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스타 2015.12.01 21:54:56
| 답변
0
출첵!!
날살돌이 2015.11.30 17:22:11
| 답변
0
좋아요
마냥 2015.11.26 00:07:59
| 답변
1
^^...........................
한송이 2015.11.25 00:26:56
| 답변
1
대구의 날씨가 다른 지역보다 일도라도 낮으면
자존심 상하는 이상한 심리가 있다...라며 웃으셨던
어느분이 생각나네요
살면서 손에 꼽을만큼 갈 이유가 많지 않아 방문이
쉽지 않은 대구이지만 언젠가 가게 된다면
유니커즈의 노래를 꼭 들어보고 싶네요
해운대의 밤바다 ...
그 곳에서 많은 청춘들이 들려줬던 아름다운 노래도
문득 생각나는 밤입니다
술취한제갈량 2015.11.24 17:53:39
| 답변
1
무엇인가에 미처산다는것 참 행복한 일일겁니다
나는 무언가에 뜨거웠던적 있었을까?
눈오는밤 2015.11.24 14:06:19
| 답변
1
좋은 정보 얻고 갑니다.